


"이기면 그만이야."

001. 줄루트의 어두운 자주색 머리는 붉은 색임에도 푸른 빛이 섞여 냉기를 풍겼다. 강하고 잘게 잡힌 곡선 탓에 곱슬머리치곤 부드럽기보다 억센 인상에 가까웠다. 그래도 눈썹 위로 올라오는 앞머리로 드러난 둥근 이마에, 숱을 정리하려 양 옆으로 틀어올린 머리로 아이같은 유함이 얼핏 남아있긴 했다.
002. 고양이 같이 새초롬하니 끝이 올라간 눈매. 아래 속눈썹이 짙어 눈매가 또렷해보였다.(또렷한 동시에 어둡게도 보였고.) 그 짙은 눈꺼풀 아래에는 물이 부족해 마른 풀 끝이 살짝 누렇게 될 때의 색이 눈동자에 묻어났다. 따스한 녹색임에도 퍽 건조하고 시린 날을 떠올리게 하는 시선. 아이의 눈빛과 표정이 가진 묵묵함이나 매정함 따위가 색이 가진 인상을 바꾸는데에 한 몫을 하기도 했을 것이다. 거기에 다물린 입과 웃음기 없는 얼굴은 말수가 유별나게 적은 편이 아님에도 줄루트를 고요한 이라 생각하도록 만들었다.
003. 그려넣기라도 한 듯 오른 눈 아래 나란히 줄지어 박혀있는 같은 크기의 점 3개. 조금 창백하다 싶을 정도로 하얀 피부에 잉크라도 찍힌 것 같았다. 해를 적지 않게 보고 사는 데에도 피부가 어두워지고 타는 기색이 없으니, 평생 백짓장 같은 낯짝으로 살 운명이었다. 그마저도 검은 양말에 감겨 있는 다리는 해를 볼 일도 없어 붉어지는 일도 없이 낯보다 하얬다. 물론 아무리 하얗다고 한들, 순백의 눈보다 흴 수는 없기에. 줄루트는 눈과 얼음 앞에서 유독 혈색이 있어보였다. 그리고 겨울은 계속되므로... 줄루트는 나름대로 시대를 잘 타고난 눈치 좋은 아이였다.
004. 어린시절부터 꾸준히 체술을 배우고 자세를 다듬어 서고 앉는 자세가 곧고 바르다. 타고난 골격도 유려한 축에 드는데, 특히 손이 길고 가늘어 곱다. 다만 손바닥을 뒤집어보면 잔뜩 부르트고 굳은살이 진 자리가 보여 험하게 다룬 티가 난다.
005. 셔츠 위에 조끼를 걸치지 않은 것만 제외하면 멀끔하게도 차려입었다. 단추 하나 매듭 하나 대충 묶인 구석 없이 꼼꼼하고, 무릎 아래로 내려오는 스커트까지. 옷차림새만으로는 어디 트집잡을 구석 없이 단정하기도 했다.
006. 발목을 덮고 조금 남을 정도의 갈색 부츠를 신었다. 걸음걸이가 빠르고 밟고자하는 지점을 정확히 밟으며 걸어간다는 느낌. 잔음 없이 탁, 탁, 명료한 울림의 발소리는 의심할 여지 없는 줄루트의 것이었다. 조금만 귀기울여 들으면 그 걸음 소리를 쉬이 구분할 수 있었다.


줄루트 밀하마
Zulluwth Milchamah

Attacker
아인시아드 아카데미
중등부 2학년
나이
성별
키
몸무게
속성
국가
| 15
| Female
| 157cm
| 45kg
| 경화
| 세리아스

[ 이능력 및 전투 운용 방식]
경화
신체의 경화. 팔다리를 쇠와 같이 단단하게 만들 수 있었다. 손톱같이 날카로운 부분은 무언가 뜯어내는 데에도 쓰이고, 쇠를 날카롭게 다듬어내듯 팔 자체가 날카로운 모양으로 변하기도 한다. 이 부분을 이용해 전투 방식은 대부분이 육탄전. 단단해지기야하지만 힘을 싣고자하는 부위 이위에는 다소 무방비하며, 그나마도 머리는 단단하게 만들 수 없다. 비아트임을 안지도 몇년 지나지 않았고, 아직 나이가 어려 힘과 체력, 기술도 부족하니 또래 중에 쓸만한 정도는 될 지 몰라도 앞으로 갈고 닦아야할 부분이 많다. 그렇기에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싸울 때 검이나 단창을 들기도 한다.

[성격]
001. 욕망에 솔직한 . 야망적인
"난 원하는 것은 전부 손에 쥘테다. 어떤 수를 써서든."
줄루트 밀하마는 욕심이 있었다. 많은 게 아니라, 아주 분명히 있었다. 거죽을 벗겨낸다면 그 아래에는 살 대신 욕심이 선명하게도 보일 것만 같이. 실상 생활을 살펴보면 물욕이 넘치거나 식탐이 있는 것도 아닌, 되려 담백한 생활 습관을 가졌음에도. 줄루트는 욕심쟁이였다. 타인에 비해 자신이 욕망하는 것에 대해 말하길 망설이는 법이 없었다. 한꺼풀 가려내는 일도 없이 당당하기 짝이 없었다. 너무나 날것의 욕심이라 때로는 조금 천박하고 우악스러워 보일 수도 있겠으나, 줄루트는 솔직했다. 원하는 바를 말하고 탐하는데에 망설임이 없었다. 품은 야망이 제법 어려운 것이더라도 고민하는 법이 없었다. 욕망한다면, 직진. 돌아보지 않는다.
그리고 아이는 모든 것 중 승리를 가장 강하게 욕망했다.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002. 냉정한 . 정 없는 . 이기적인
"그 결과를 얻어내는 방도는 인정(人情)이 아닌 내 능력이 될 것이고."
그런 줄루트는 참 전형적인 밀하마의 방법으로 승리에 도달하려 들었다. 욕심껏 얻어내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고, 사람 역시 쉽게 수단으로 이용하려 들었다. 목표 달성을 위해 협력하기보다는 허점을 보인 상대의 골까지 빼먹는다는 말이다.(그러니 줄루트가 드물게 다정함을 보인다면 세 번 쯤 의심해보자. 무언가 꿍꿍이가 있는 게 분명하다.) 타인의 상처를 보살피는 일에는 당연히 관심이 없고, 미안한 마음도 품는 법이 없었다. 양심의 가책이 없으니 망설임도 없었다. 중요한 것은 결과. 얼마나 더 많은 이익을 거두고, 승리할 것인가. 물론 어린 아이인만큼 영악하게 굴려 해도 사리분별이 부족할 때도 있지만 의도 하나만은 정직하게 염치없고 구렸다.
그렇게 아득바득 별 수를 써가며 이기려들고는, 이상하게도 핸디캡이 있는 상대와 겨루는 것을 싫어했다. 잘하는 것을 못하는 척하는 일을 경멸했다. 경멸과 거부의 결과가 패배라도 바뀌지 않았다. 못된 승리는 괜찮아도, 봐줬기 때문에 얻은 승리는 자존심이 용서하지 않는 모양.
003. 치기 어린 . 과신 . 만용 . 고집스러운
"나는 그것을 능히 이룰 수 있어. 의심이 필요해?"
줄루트 밀하마는 어렸다. 욕심도 많고 적당한 영악함도 있으니 자라면 다른 밀하마의 사람들처럼 돈을 긁어 모으고 제 앞가림정도는 할 수 있겠으나, 아직은 어렸다. 경험이 부족하고 치기로 가득 차서는, 제 분수에 맞지 않는 일도 고집스럽게 밀고 나갔다. 꾸역꾸역 해내며, 찾아오는 패배에 분개하고 악을 쓸 거면서. 몇번이고 할 수 있노라 말했다. 그 모습은 마치 떼를 쓰는 아이와도 같아서, 쉽게 말릴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었다. 타인을 다룸에 있어 냉정하면 무엇할까, 줄루트는 스스로에게 냉정하지 못했다.
자신의 길게 늘어진 그림자를 보고 몸집이 크다 여기는 어리석음과는 궤를 달리했다. 줄루트의 어리석음은 '그래야만 하는 것'을 만들어냄이었다.
[기타]
10. 31
칼라. 열혈|호크 아이 . 결단과 전진|호두나무 . 정열
:: 001. 줄루트
001-1. 줄루트 밀하마 Zulluwth Milchamah. 집에서는 주로 줄로 불린다. 타인이 저를 어떻게 부르든 우스꽝스러운 별명이 아니고선 크게 신경쓰지 않는 편. 불린 대상이 자신이라는 사실만 인지할 수 있다면 그만이다. 애칭에도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모양.
001-2. 아인시아드의 학생. 비아트임을 안 것은 11살 무렵이었으며 중등부에 편입했다.
001-3. 대인관계에 큰 관심이 없는 듯 항상 홀로 훈련에 몰두한다. 그나마 대화를 나눌 때에도 맵살맞게 굴어 대인 관계가 썩 좋지 않다. 크뤼소스에 살 때부터 학교에 입학하고서까지 별다른 친구가 없는 것을 보면... 눈에 띄는 반칙을 사용하진 않지만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못된 일이라면 간간히 벌여(대표적으로, 14살에 시비가 걸린 선배의 모든 이동 경로마다 선배가 싫어하는 쥐를 풀어두었던 적이 있다.) 평판도 조금 나쁜 편.
:: 002. 밀하마
002-1. 세르펜스와 세리아스의 국경 부근, 무역도시 '크뤼소스'에 자리 잡은 상인 집안. 축복의 소실 이전 용병 일을 하던 조상이 상단을 열어 정착한 것이 밀하마 상단의 시작이었다. 세리아스 북부와 에키온에 중계 무역을 하는 것으로 부를 축적했으며, 주 거래 상품은 세르펜스 산 무기를 비롯한 군수물자(전쟁대신 마물과의 싸움을 방비하기 위한 쪽으로 홍보 노선을 틀었다.)지만 현재에는 귀금속으로 벌어들이는 지분이 조금씩 늘고 있다. 크뤼소스가 아우룸의 국경과도 멀지 않은 곳에 자리 잡았기에 과거에는 아우룸의 사금과 사철을 거래하기도 했다.(마물의 습격 소식을 듣자마자 빠르게 발을 빼 나름 큰 피해는 보지 않았다.)
002-2. 축적한 부를 통해 각종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예술, 공학, 농업 등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기준은 간단하다. 돈이 될만한가. 상단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일관적이게도, 자선 사업과는 큰 연관이 없는 이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 밀하마가 드물게라도 자선을 벌인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아우룸 출신 이주민들을 상단이나 상단 소유 광산에 취직 시켜준다 싶었더니 세르펜스와 세리아스인들보다 조금 더 적은 임금을 주고 있었다던가.(20년 전 즈음, 내부에서 고발당하며 한때 제법 소란스러웠다. 지금에 와서 기억하는 이들은 많지 않지만.)
002-3. 현 상단주는 줄루트의 조모인 아파르 밀하마. 나이 지긋한 노인이기에 친척들이 근 몇년간 그에게 아양을 떨기 위해 크뤼소스를 찾는 빈도가 늘었다. 친척들에게 안타까운 소식이라면, 이 노인이 아직 너무 정정하다는 점.
:: 003. 가족관계
003-1. 세르펜스 출신 보석 감정사 아버지와 아파르 밀하마의 셋째이자 밀하마의 귀금속 관련 무역을 총괄하는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겨울의 반복과 마물의 위협으로 침체된 시장에서도 사치품으로 점점 큰 이익을 보고 있을 정도로 사업 수완이 좋아 아파르 밀하마에게 신뢰받고 있는 부부. 이런 부모를 두었으니 덩달아 줄루트도 할머니에게 나름 귀애받고 있다.
003-2. 형제는 2살 난 남동생 하나. 이름은 예디드 밀하마. 나이 터울이 깊어 아직까지 별다른 경쟁의 대상으로 눈에 든 적이 없으며, 작고 쭈글거리는 나약한 생명이 사랑스러워 그 매정한 줄루트도 나름대로 어여삐여기고 있다. 물론 줄루트가 예디드를 돌보지는 않는다. 유모의 손을 태우는 것이 더 간편한 것을 아는데! 굳이 노력과 시간을 쏟아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집에 있을 때면 하루에 한 번 쯤 동생을 찾고 귀여워해주지만, 그게 전부다. 줄루트는 바빴다.
003-3. 친자매는 아니지만 어린시절부터 가까이 지낸 사촌 언니가 있다. 아파르 밀하마의 첫째 아들의 딸로 이름은 체렛 밀하마. 나이터울이 6살은 되지만 집안 어른들이 두 사람을 자주 붙여 지내게 했다. 특히 아파르 밀하마가. 똑같은 걸 자주 시켜 경쟁을 붙이곤 했는데, 열에 아홉(이것도 많이 쳐줘서)은 체렛이 이겼다.
:: 004. 체렛 밀하마
004-1. 밀하마 상단주의 첫 손녀이자 줄루트의 사촌 언니. 외모가 많이 닮아 친자매로 오해 받는 일이 잦다.
004-2. 1년 반 쯤 전부터 체렛 본인의 아버지를 따라 밀하마 상단 군수물자 계열에서 일을 돕기 시작했으며 꽤 수완이 좋다. 일처리도 곧 잘하고 칭찬도 받는게, 본인의 아버지보다 낫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밀하마 상단의 소식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상단주 아파르 밀하마와 어린 신예 체렛 밀하마의 이름을 모르기 어려울 것이다.
004-3. 사무직이지만 10살즈음부터 꾸준히 검을 취미삼아 다뤄왔다. 줄루트도 몇년 뒤에 언니인 체렛을 따라 같은 스승에게 검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당연한 결과겠지만 아인시아드에 편입하기 전까지 줄루트는 체렛을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줄루트의 검이 또래 중에서도 발군이긴 했으나 나이터울이 깊기도 하고, 체렛 역시 그 또래 중 발군이었기에 격차를 좁히기 어려웠다.
004-4. 자주 붙어지낸만큼 체렛 쪽에서 줄루트를 많이 아끼는 듯, 공식 석상이나 행사에 동행하는 일이 잦았다. 현재에도 부모님보다 체렛이 줄루트에게 보내는 편지와 선물이 더 많다.(줄루트가 답장을 한 적은 줄루트의 승리 횟수만큼 뿐이다.)
:: 005. etc
005-1. 타고나길 마른 몸에 먹어도 살이 잘 붙지 않는 편. 원래 식사량도 적지 않지만 체격을 기르기 위해 항상 정도 이상으로 먹으려 애쓴다.(때문에 식사 후에 되려 표정이 험악해진다. 오늘의 점심 메뉴를 다시 보고 싶지 않다면 식후 30분간 줄루트를 거칠게 다루지 말자.)
005-2. 승부욕이 강하다. 냉담하게 굴다가도 상대가 승패를 논하며 도발해오면 쉽게 말려들고 만다. 승자와 패자가 명확히 나뉘는 게임에 다소 집착하며 무승부는 용납하지 못한다. 기필코 지는 한이 있어도 결판이 날 때까지 상대를 붙잡는다.
005-3. 왼손잡이. 악필이다. 글씨를 꼬불꼬불하니 서투르게 못쓰기보다는 빠르게 휘갈겨 써 모양이 흐트러지는 느낌. 스스로도 서너달 지난 메모는 잘 알아보지 못한다. 그 와중에도 할머니에게 쓰는 편지는 또박또박하니 퍽 정갈하다. 필요하면 단정하게도 쓸 수 있지만 그냥 성질머리가 급한 듯.
005-4. 목소리는 제법 낮다. 살짝 긁는 소리가 나는 게 10대 초반 남자아이에 가깝게(본인은 낮고 어른스러운 목소리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지만) 들린다. 진중한 듯 건조한 말투 탓에 소리는 더 낮아졌다. 화가 나 소리를 지를 때에야 카랑카랑하니 높은 소리를 들어볼 수 있다.
005-5. 체온이 낮은 편. 그렇다고 아주 차갑지는 않아 손발이 유독 많이 차가운 이가 손을 맞잡으면 충분히 따뜻하게 느껴질 수 있는 정도다.(줄루트는 겨울의 앞에 서야 따뜻해졌다.)
005-6. 특기는 검술과 체술. 몸을 쓰는 일이라면 곧잘 배운다. 대신 예술적인 방면으로 재능이 다소 부족하다. 감수성의 부재도 있고, 싸울 때면 잘만 말을 들어주던 손이 그림을 그릴 때면 영 반항적이 되고 마는 듯. 그 중에서도 가장 재주가 없는 것은 손도 쓰지 않는 노래.
005-7. 부모님이 보석과 사치품을 다룸에도 보석에 별 관심이 없었다. 물욕도 특별히 없어 몸에 별다른 장신구를 걸치지도 않는 편. 다만 사람이 검소해서보다는 이미 물질적으로는 충분히 넘칠만큼 누리고 있기에 물건을 탐내본 적이 없다는 이유에 가까웠다. 무엇이든 채워져있고, 원하면 언제든 구할 수 있었다. 물건이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