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20일 | 프리지아 | 페리도트

 

⚜ 외형

새하얀 곱슬머리는 이제 허리를 넘길 정도로 길어졌다. 틈만 나면 복슬거리던 전과는 달리 무게 때문에 보다 차분해진 스타일. 대부분의 시간을 하나로 높이 묶어 올려놓지만 편히 쉴 때는 자유롭게 풀어놓는다.

눈동자는 여전히 맑은 초록빛. 눈매가 치켜 올라간 것이 제법 고양이 같은 느낌이 든다. 다만 대부분 부드럽게 웃고 있는 얼굴이기에 흔히 고양이상이라고 하면 생각나는 드세거나 퉁명스러운 이미지와는 인상의 차이가 꽤 큰 편이다.

이제는 완연한 청년의 얼굴이 되었다. 반듯한 이목구비와 갸름한 얼굴이 깔끔하고 정돈된 인상을 자아내고, 항상 여유있게 미소를 띤 입은 언제나 부드럽고 다정한 분위기를 풍긴다. 

가슴팍 중앙, 심장이 있을 위치에 이식했던 성석은 기사단을 은퇴한 뒤에도 여전히 남아있다. 눈이나 속성으로 만들어낸 나비와 똑같이 선명한 초록빛을 띠며 속성을 사용할 때에는 옅게 빛까지 머금는다. 굳이 심장 바로 위에 성석을 이식했던 것은 자신이 언제나 생명을 다루는 자임을 잊지 않기 위함이었으며 지금도 그 선택에 후회는 없다.

 

⚜ 웨프리스

그가 잠시 떠나있던 웨프리스로 돌아간 것은 지상 원정이 끝난 뒤 약 3개월 후의 일이다. 기사의 신분을 내려놓고 새롭게 웨프리스 연구소의 의체 개발부 수석 연구원으로 탈바꿈했다. 사실 그 이전부터 해오던 일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것에 지나지 않으나 이 사실은 아이트라 내에, 혹은 의체 연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던 사람들에게 작은 파란을 불러 일으켰다.

그 이후론 이전과 같았다. 웨프리스 연구소에서는 계속해서 온실을 보다 더 완벽한 상태로 발전시켜 나갔으며, 의체는 상당히 정교해졌다.  팔이나 다리 뿐만 아니라 최근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던 의안 연구에서도 큰 진척을 이루어-이 연구의 책임자가 로샨이었음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약하게나마 앞을 볼 수 있는 의안 제작에 성공하였다.

이와 같은 성과로 인해 웨프리스 가문은 정·재계는 물론이고 학계에서도 상당한 입지를 다지게 되었다.

 

⚜ 칸덴티아

기사단을 들어간 지 약 4년, 은퇴를 결심한 것은 그저 충동적인 결정은 아니었다. 지상의 성석을 파괴한 결과로 마물의 위협은 약해졌고, 칸덴티아도 언젠가는 해체될 것이 분명했다. 그러므로 지금은 마물의 집중적인 소탕보다는 그간 마물에게 피해를 입거나 여타 다른 사정으로 인해 신체가 결손되었던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기술이 필요했다. 즉, 의체 개발에 박차를 가할 때였다는 것이다.

비록 기사단을 떠나기는 했지만 기사단의 옛 동료들과는 지금도 간간히 연락을 취하고 있으며, 자신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손을 내밀 준비가 되어있다. 로샨 본 웨프리스에게 칸덴티아란 인생 전체를 통틀어 가장 강렬하고 소중한 추억이기도 하므로.

 

⚜ 의학

의체 개발부 수석 연구원이니만큼 의학은 웬만한 연구원, 의사보다도 뛰어난 수준. 특히 의체 개발에 반드시 필요한 해부학에 있어서는 아카데미 재학 중부터 기사단에 재직할 때에 이르기까지 여러 편의 논문을 썼을 만큼 해박하다. 부족했던 내과 분야도 공부하면서 점차 의학 전반으로 범위를 넓혀가는 중.

마사지는 가족이나 옛 동료들에게만 해주는 서비스. 연구소의 직원 중에서는 더이상 마사지를 해주지 않는 것을 꽤 아쉬워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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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어습관

예전과 크게 달라진 건 없다. 옛 동료와 가족에게는 편안한 평대를 쓰는데, 업무적으로 마주할 일이 있을 때에는 부드러운 존대를 쓰곤 했다. 그 외의 연구소 사람들을 비롯한 타인에게는 약간 더 딱딱한 존대를 사용한다.